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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특별법이 약속한 균형은 어디에 있습니까

법에는 세 청사를 ‘균형 있게 활용·운영’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공개된 조직개편안의 과 단위 숫자는 광주 67, 무안 56, 동부 21입니다. 균형을 약속했다면 숫자로, 조직으로, 인사로 보여주십시오.

67 · 56 · 21

특별법 제7조 제3항에는 광주·무안·동부 세 청사를 균형 있게 활용하고 운영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이 조직과 권한을 똑같은 비율로 나누라는 뜻은 아닐 겁니다. 그래도 법에 균형을 써놓았으면, 조직과 기능, 인사와 권한을 어떻게 배치했는지 물어볼 수는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보도에 나온 조직개편안의 과 단위 숫자는 광주 67, 무안 56, 동부 21입니다. 부시장 네 명 가운데 동부 몫은 한 명이고, 무안에는 차관급 부시장 두 명을 둔다고 합니다. 주민 수와 경제 기여도를 생각하면 동부권 주민들이 이 숫자를 선뜻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균형은 시민들이 듣기 좋으라고 내건 구호가 아닙니다. 초대 통합시장이 조직과 예산, 인사와 정책으로 보여줘야 할 법률상 책무입니다.

20분 동안 무엇을 검토했습니까

순천대가 의대와 대학병원 계획을 제출한 지 20분도 안 돼 반려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정식 공문은 다음 날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떤 검토를 했습니까. 대학에 공식 통보하기도 전에 언론에 먼저 알려진 경위는 무엇입니까.

이미 결론을 정해 놓고 절차를 밟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특별시 스스로 자초하는 것 아닙니까. 차라리 각 대학이 준비한 자료와 입장을 그대로 정부에 전달해 최종 판단을 맡기는 편이 낫지 않습니까. 한쪽 자료를 돌려보내고 편파 의혹까지 떠안을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서둘러 만든 통합 아닙니까

헌정 사상 첫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이라는 특별법의 처리 과정을 보면 더 답답합니다. 제가 접한 내용대로라면 2월 3일 법안 발의, 2월 4일 시도의회 의견청취, 2월 5일 행안위 상정, 2월 12일 행안위 통과입니다. 주민투표는 없었습니다.

당시 국회 논의를 전한 내용을 보면, 지금 하지 않으면 4년 뒤에나 가능하니 2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개문발차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일단 출발하고 보자고 그렇게 서둘렀다면, 이제는 그 판을 안착시켜야 할 것 아닙니까. 갈등을 봉합하고 결과로 통합의 정당성을 보여줘야 할 사람이 초대 통합시장입니다.

주민 의사는 언제 묻습니까

주민투표법이 없던 30년 전, 지자체 통폐합 헌법소원에서 조승형 재판관은 소수의견으로 이런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국회가 먼저 주민투표법을 만들고, 주민투표로 주민 의사를 확인한 뒤에 통폐합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순서를 지키는 것이 헌법상 적법절차의 요구라는 것이고요.

주민 의사를 먼저 물어야 한다는 그 말에 지금의 통합을 돌아보게 됩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순서를 지켰습니까.

숫자로, 조직으로, 인사로
균형을 보여주십시오

특별법이 약속한 균형이 계속 외면된다면, 주민들은 통합의 절차부터 다시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질문이 시작되기 전에 숫자로, 조직으로, 인사로 균형을 보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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